한영욱 작가, 숭고한 얼굴을 그리는 한국의 극사실주의 화가

한영욱 작가 사진

한영욱 (HAN Young Wook)
S.Korea, b. 1963
Hyper-realism Artist
❇️ (링크) Instagram @hanyoungwook

초상화 그림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

한영욱 작가의 장신 정신이 담긴 기예로 옮겨 놓은 초상화 그림들은 그 크기와 아우라로 관람객의 시선을 매혹합니다. 물론 그 형상이 다름 아닌 얼굴이라는 점도 흥미를 동하게 하는 점입니다. 우리는 벽이나 천정의 무늬나 패턴에서 다른 무엇보다 사람 얼굴의 형상을 발견하는 일이 많습니다. 또 아기들이 다른 어떤 것보다 사람 얼굴에 대한 시각정보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사람의 얼굴은 인간 본능에 깊숙이 자리 잡은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한영욱 작품
Face, 2020, Oil on Aluminum, Scretch, 162 x 119 cm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 앞으로 다가서면 많은 관람객은 거기서 그치지 못하고 자세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 세밀하고 노동집약적인 테크닉에 감탄하는 동시에 구불거리는 머리카락과 주름살을 발견할 때면 관객들의 머릿속에는 해당 인물의 서사가 스쳐 지나가고 육체의 안과 밖을 잇는 모공, 형형한 눈빛이 주는 강렬한 생명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즐거움을 넘어 알 수 없는 카타르시스마저 경험하게 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법과 스타일

이토록 생생한 ‘얼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한영욱 작가는 평면 회화 특유의 갇혀있는 느낌에서 탈피하고자 했고, 캔버스 대신 알루미늄판에 전동 드릴이나 바늘로 이미지를 새겼습니다. 이러한 한영욱 작가 특유의 작업 방식으로 인해 그의 작품은 조명을 받으면 굴곡에 따른 음영을 가지면서 마치 화폭을 뚫고 나오려는 듯한 강렬한 생명력을 발산합니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에 앞에선 감상자는 마주한 익명의 얼굴에서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품으로 존재하면서도 호기를 지니는 것, 실제보다 ‘더 실감’ 나는 것은 포착된 장면에 대한 현실성의 향상시킴으로써 의도한 시각적 착각을 관객이 체험하기 때문입니다.

작품 속 서사 : 인간과 삶의 보편적 속성

한영욱 작가 작품
Face, 2018, Oil on Aluminum, Scretch, 162 x 112 cm

알루미늄 표면에 섬세하게 긁어낸 것은 거울을 통한 나의 얼굴 또는 마주치는 타인의 얼굴에서 ‘보는’ 것뿐만 아니라 ‘있는’ 것들(피부 표피의 모공 따위의)까지 빼곡히 들어차 있는 얼굴입니다. 따라서 한영욱의 작품에서 주목할 것은 그가 향상 시킨 현실, 즉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는 원형(原形) 이상의 것들입니다.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일상 속의 인물들은 특정 서사가 아닌 보편 서사를 호소하고, 그러한 얼굴들에 있는, 감상을 자극하는 표정에서 우리의 마음은 동요하게 됩니다.

우리는 작품의 이미지에서 근원적인 것, 문명 이전의 것들을 떠올립니다. 선조, 부모, 삶, 사랑, 희생, 고통, 운명…. 흥미롭게도 타인의 얼굴을 마주하고 그의 세월을 가늠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욕구, 열린 마음으로의 환대 가운데서 감상자는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자신의 존재를 의식합니다. 공감 욕구에 있는 개방성이 보편적인 주제와 만나 스스로를 성찰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익명의 얼굴들은 그러한 체험을 위하여 작가가 인간과 삶의 보편적 속성을 투영하여 관객에게 제시하는 대상입니다.

작품으로 말하는 작가의 메시지

한영욱 작가 전시

현대 사회에서의 바쁜 일상과 디지털 세계의 지배 아래에서 우리는 종종 진정한 ‘순수함’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한영욱 작가는 세밀한 요소로 새롭고 고무된 현실을 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써 추구하는 것(문명 이전의, 숭고한 것)을 감상적 장면이나 대상(얼굴)을 통해 현실에 머무르게 하면서 사회, 철학, 문화 등의 주제에 있어 대단히 의미 있고 주관적 해석의 여지를 감상자에게 열어둡니다. 따라서 <얼굴>을 통해 문명 발전에 따른 순수함의 숙명적인 파괴(또는 잊혀짐)에 대한 성찰과 극복 가능성은 작가와 관객 모두의 몫으로 남습니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감상자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입니다.

작가의 끊임없는 예술적 탐구와 발전

한영욱 작가 작품
자화상, Oil on FOIL,, Scretch (초기 호일 작업)

한영욱 화가의 초기 작업은 호일에 그린 그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후 더 나은 바탕을 찾다가 알루미늄에 작업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알루미늄판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할 법을 찾아 새롭게 한 스텝 더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근원적인 것의 추구가 그러하듯 데뷔 후 수십 년이 지나 원로 작가가 된 후에도 그의 작업 방식은 경색되거나 안주하지 않으며 현재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나의 회화가 다루는 주제와 소재가 문명 비판적이며, 나의 작품의 주인공인 익명의 초상의 정신세계가 지향하는 곳이 비문명적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지식인으로서의 사명감이나 책임을 지고 있다.- 작가 한영욱 –

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볼수록 작가의 기법은 순리적으로 느껴집니다. 카메라로 포착해서는 담아내지 못할 것, 현실에 대한 의도적인 향상으로만 드러나는 것들은 작가의 손길을 거쳐야 탄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한영욱 작품은 극사실주의 화풍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국내를 거쳐 해외에서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해외 유명 경매사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에서 역시 추정가를 훌쩍 넘는 좋은 반응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세계 미술시장에 한국의 극사실주의 화풍을 주도해주시길 염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