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의 작가 : 조각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시공간을 비추는 조각가

윤정의 조각

윤정의 (Kyumin Hwang)
S.Korea, b.1994
Sculpture Artist
❇️ (링크) Instagram @yunjeongui
✅ (링크) Artist CV 


작가 소개

윤정의 작가 작품

1994년생 조각가 윤정의의 작품은 전통적이고 현대적인 조각 방식을 융합하여 한국 조각계의 새로운 세대를 이끄는 신진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업은 재료의 특성을 탐구하고, 형태와 색채, 내부 구조를 실험하는 것이 특징이며, 물질을 자르고 붙이고 깎아나가는 조소 행위를 바탕으로 조각의 제작 과정과 구조를 재고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윤정의 작가에게 있어 조소 행위는 단순히 덩어리를 쌓아나가는 것이 아닌 드로잉과 작은 마케트를 거쳐 커다란 조각의 형태를 시뮬레이션 해나가는 과정이자, 조각의 내부 구조와 덩어리, 표면의 위상을 재고하는 것이기도 하며, 그러한 조형의 간극에서 만들어지는 흔적을 조각에 드러내는 것으로 바라본다. 이를 통해 단일한 방향의 만들기가 아닌 현실의 시공간을 여러 방식으로 지각할 수 있는 다방향으로 향하는 조소 행위와 그로부터 도출되는 조각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조각의 본질에 관한 탐구

다차원적 접근

윤정의 작가 전시
2023년 ‘플랫폼 2’ 단체전 전경 @인터럼

윤정의는 조각을 통해 시간적, 공간적 다층성을 탐구한다. 그는 조각이 단순히 한 시점에서의 물리적 형태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작업실에서 점토에 유약을 바르고 굽는 여러 차례의 반복되는 제작 과정에서의 시간의 축적, 그리고 관람자가 작품을 경험하는 공간 내에서의 다양한 관계와 상호작용을 포함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조각이 단순한 물질적 존재를 넘어서서, 시간과 공간을 통해 확장되는 복잡한 매체라는 인식을 강조하며 작가의 조각들은 이 과정에서 인간 존재의 다양한 면모를 반영하고, 이를 통해 인간이 각자의 형태를 바탕으로 다양한 현실을 만들어가듯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의 관계를 재해석하는 역할을 한다.

실험과 재해석

작가는 지속적인 매체 연구를 통해 재료가 가진 물성과 형태 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그는 조각을 만드는 과정에서 물질과 관계 맺는 방식을 더 주된 변수로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재료에 반응하며 형태를 만드는 것과 물질과 무관하게 형태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혼합을 통해 재료의 물성과 조각의 형태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시각적 및 개념적 의미를 생성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윤정의 작가 전시
2022년 개인전 ‘모델’ @GCS 개오망 크리에티브 스튜디오

또한, 조각을 제작하는 과정 자체를 중요한 창작의 일부로 보며, 이 과정에서의 선택과 우연이 작품의 최종 형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한다. 이렇듯 제작 과정에서 예측 불가능한 요소와 재료의 변화가 최종 작품의 형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살펴봄으로써, 조각이라는 매체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확장을 시도한다.

조각의 구조적 분석

윤정의 작품
Quarter Torso, 2023, 소성한 점토, 유약

윤정의는 인체를 모델로 한 조각에서 뼈, 근육, 피부의 구조를 분석하고, 이러한 구조적 요소를 조각 작업에 접목한다. 이는 작품의 내부 구조와 외부 형태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예를 들어, 그의 〈머슬〉 연작에서는 근육을 단순히 뼈와 피부 사이의 연결고리가 아닌, 구조와 표면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재해석하여, 조각의 내부 구조와 외부 표면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작가는 조각의 각 구성 요소가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전체적인 형태와 의미를 생성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색채와 형태의 실험

통합적 색채 사용

윤정의 작가 근육데코 전시
2021년 ‘근육 데코’ 단체전 @오시선&지하극장

윤정의 작가에게 색채는 단순히 표면을 꾸미는 요소가 아니다. 작가는 형태와 색채를 결합하여 작품에 새로운 차원의 의미를 부여하고 이러한 결합은 작품이 단순한 물리적 형태를 넘어서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와 같다. 예를 들어, 석고에 색을 직접 섞어 사용함으로써, 윤정의는 조각의 각 부분이 단순히 구조적 역할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전체적인 분위기와 메시지 전달에 이바지하게끔 만든다. 이런 방식으로 색채는 작품의 시각적 언어의 일부가 되며, 각 조각이 지닌 감성적 무게를 더하는 식이다.

시각적 경험 유도

윤정의 작가 작품
머슬(손), 2022, 조색한 석고, 유화 물감, 수채화 물감, 흙

이러한 색의 사용은 조각을 관람객들이 자신만의 의미와 연결고리를 찾아낼 수 있는 사유적인 경험을 제공하게 만들며 관람객이 작품을 둘러싼 공간에서 움직이며, 다양한 각도에서 보고 경험함으로써, 색채와 형태가 만들어내는 다층적인 의미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의 이러한 색채와 형태의 실험은 조각이 지닐 수 있는 시각적, 감성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중요한 수단이자 관람객에게 더욱 깊이 있는 성찰과 개인적인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조각이라는 매체의 표현 범위를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작품 철학 : 인간과 조각의 관계

조각을 인간과 유사한 존재로 바라보면 그에게 조각은 단순히 무생물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 생각, 그리고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존재와 같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와 외부 현실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다양한 층위를 드러냄으로써 인간의 본성과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게 만든다.

윤정의 작가 조각
Upper Half Body (Wu), 2023, 소성한 점토, 유약

또한, 그의 조각 안에는 인간관계, 사회적 정체성, 존재의 본질에 대한 주제 등 사회적 현상이나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어 작가는 조각을 통해 더 깊은 인간적 경험을 공유하고, 현대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 새로운 사회적, 철학적 관점을 제시하려 한다.

주목할 부분

윤정의 작가는 94년생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조각의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앞서 설명한 그의 독특한 방법론에 있다. 추상 조각을 하는 그에게 있어 보이는 형태보다는 조각하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조각 작품을 만들고 관람객에게 둘러싸인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다차원적 접근을 시도하는 신선한 접근법을 보여준다. 아울러 제작 과정에서 매일 같이 작업하며 우연성에 의해 변해가는 형태와 인간이 삶을 살아가며 특정 형태를 가지고 다양한 현실을 만들어내는 연결고리 및 관계에 대해서도 매우 흥미로운데, 단순히 알아볼 수 없는 신체 모양의 추상 조각이 아닌 깊은 사유와 인간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기에 그의 작업은 더욱 오랜 시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에너지를 갖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하게 되는 신진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