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 작가, 빛을 통해 일상 속 온기를 전달하는 그림

김은주 작가 바다 그림

김은주 (Eunju Kim)
S. Korea, b.1992
Contemporary Painting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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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1992년생 김은주 작가는 빛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동시대 한국 현대미술에서 그녀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한국 신진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녀의 작품은 불현듯 방에 들어온 한 줄기 빛이 방안을 환하게 비추면서 익숙한 모습을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 산책을 하다 만나게 되는 작고 하찮은 꽃이 빛을 조명받으며 자연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는 경험들처럼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지만, 대부분의 시간 동안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빛의 존재와 그 아름다움에 주목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빛을 그린다는 것.

김은주 작가 그림

빛은 입자이자 동시에 파동인 물질이다. 관찰자의 행위에 따라 빛은 입자의 형상으로 동그랗게 이동하기도 하고, 파동이란 흐름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그녀의 초기작들이 입자에 대한 추상적이고 다양한 물질적 감각을 여러 색채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면, 파도와 파동을 그려낸 최근 작업은 점차 감각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렇듯 빛이 어떤 사물체를 만나는가에 따라 빛의 형태나 색감, 그림자의 모습이 변화하는 것을 김은주 작가는 현실과 추상적인 개념을 조합하여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감각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김은주 작가 작품이 흥미로운 점은 빛과 그림자를 통해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탐구한다는 것에 있다. 그녀의 작품에서 빛은 단순히 물리적인 현상을 넘어서 존재와 비존재,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매개체로써 이러한 작가의 접근 방식은 관객을 인식의 한계를 넘어서게 하여, 더욱 넓은 세계를 감각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유화의 투명한 매력과 색채의 향연

수채화 같은 유화 그림

그녀의 작품에서 흥미로운 또 한 가지는 유화를 사용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텍스처에 중점을 두기보다 수채화와 같은 투명하고 얇은 색감 선을 보이는 데 있다. 이러한 김은주 작가만의 색감은 작품에 투명과 깊이감을 부여하고, 그 결과 장면이 뒤로 향하는 역순환에 대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착각은 곧 인지부조화를 발생시켜 보이지 않는 빛의 입자를 멈춰 세운 듯 그려진 그녀의 작품을 통해 시간이 멈춘 특정 시간대의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인식을 선사한다.

결국 찰나에 머무르고 사라지게 되는 빛, 물결, 바람 등 모든 움직임과 생명의 순간들을 작가는 작품 속에 담아 영속시키려 한다. 보이지 않는 빛의 파동은 이렇듯 ‘바라봄’에서 시작하여 ‘보이지 않는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이제 다시 ‘보이는 세계’로 향해 가고 있다. 앞으로 그녀의 작업 세계가 어떤 여정을 선보일지 기대가 되는 신진 작가 중 하나이다.

최근 주요 전시 : 푸른 수평 – 하늘과 바다가 마주하는 자리

김은주 작가 그림

최근 전시 ‘푸른 수평’에서 김은주 작가의 작품 중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수평선을 다룬 작업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그녀는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수평선 같은 자연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을 통해 인간 내면의 평온과 균형을 탐색한다. 수평선은 오래전부터 끝없는 고요와 안정을 상징하며, 이는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잊히기 쉬운 내면의 평화를 상기시킨다. 마치 우리가 비생산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물멍을 하듯 작가는 빛의 미묘한 변화를 통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물리적 경계를 넘어 내면의 고요함을 찾아갈 수 있는 시간, 즉 ‘평온의 시간’을 그림으로 이야기하였다.

평온함이 깃든 그림, 그 속에 담긴 끝나지 않는 잔잔한 여정

김은주 작가 푸른 수평 전시 중 노을과 바다 그

‘물결’을 통해 투명하고 따뜻한 빛을 담은 노을과 파도의 이미지들은 그녀의 끊임없는 빛의 입자와 파동에 대한 신비한 연구로부터 직관적인 이미지로 완성되었다. 그러나 그녀가 바라보고자 하는 것, 그리고 바라보는 마음은 물결 너머에 있다. 물결을 그리는 것은 서서히 밀려오고 떠내려가기를 반복하는 그 어떤 리듬처럼 어떤 장면을 다시 바라보고자 하는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

그녀는 이러한 붓질을 통해 스스로가 생각했던 것을 넘어 어딘가에 도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즉, 그녀의 작품은 대상의 외형적 이미지보다는 내부로 들어가는 과정과 보이지 않는 근본적인 본질에 대한 그녀의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우리의 삶에 대입해 보았을 때 진정한 목적지는 현재로부터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미래에 발견될 것이기에 그녀의 작품은 평온한 상태에서 미지의 발견과 탐구를 향해 나아가는 잔잔하지만 멈추지 않고 끝없이 나아가는 여정을 제안하고 있다.